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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흥미로운 것

생활 속 용어의 비밀 (feat.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

여러분들은 어떤 만화를 제일 좋아하셨나요?  저는 '지구 용사 선가드'라는 만화를 제일 좋아했어요. 멋진 주인공 로봇이 나와서 악당을 물리치던 모습을 보면서 전율을 느꼈었죠. 아직도 선가드 주제곡의 가사가 뚜렷이 기억나네요. "무지개다리 놓고 가고 싶어도~ 이제는 갈 수 없는 저 먼 우주는~"

그런데 여러분! '주인공'이라는 단어가 불교 용어인 거 아셨나요? 저도 얼마 전에 알고 나서 깜짝 놀랐는데요, 주인공은 외부환경과 번뇌 망상에 흔들리지 않는 참된 자아를 일컫는 불교 용어라고 합니다. 이렇게나 자주 써오던 말이 불교에서 유래했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를 더 찾아보니,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알고 쓰면 더 잘 활용하는 법! 오늘은 불교에서 유래한 생활 속 용어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불교는 삼국 시대에 들어온 이후, 1600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 삶의 일부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말을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오랜 시간 쓰이면서 일반 명사로 활용되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단어의 의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같은 문화권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합의로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더는 불교적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는 단어들도 많습니다. 자 그럼 하나씩 살펴볼까요?

아귀[餓鬼]

아귀라고 하면 영화 타짜의 등장인물이 먼저 생각나는데요, 늘 굶주리는 귀신을 뜻하는 불교 용어라고 합니다. 몸은 태산만 하고, 목구멍은 바늘구멍만 하다고 하네요. 아귀는 생전 탐욕 쌓아온 사람이 죽어서 아귀도로 윤회 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복부가 심하게 나와 있지만, 목구멍이 바늘구멍처럼 작아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항상 극심한 배고픔을 느낀다고 하네요. 

나락[奈落]

순수한 불교용어 중 하나로 지옥을 달리 부르는 말입니다. 산스크리트 Naraka(나라카)의 발음을 그대로 옮겨 쓴 것으로, 원래는 밑이 없는 구멍을 뜻한다고 하네요. 오늘날에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극한 상황'을 이르는 말로 바뀌었으며, 지옥을 뜻하는 말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려운 곤경에 처했을 때 흔히 '나락에 떨어졌다.' 또는 '절망의 나락에 빠졌다.'라고 표현을 하죠. 이렇게 뜻을 알고 보니 정말로 절망적인 상황에서만 써야 할 것 같네요!

다반사[茶飯事]

일상다반사라는 말을 가끔 쓰시지 않나요? 사전적으로는 '항상 있어서 이상하거나 신통할 것이 없는 일'을 의미합니다. 일상은 '늘 있는 어떤 것,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 반복되는 현상'을 뜻하고, 다반사는 원래 불교용어로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을 의미합니다. 참선 수행을 하는 데는 유별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이 일상생활이 곧 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여러분들의 일상다반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비규환[阿鼻叫喚]

아비규환이란 그 끔찍함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주로 전쟁, 학살과 같은 인간의 범죄나 지진, 홍수, 가뭄, 역병 등의 천재지변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죠. 불교의 지옥 중에서는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두 지옥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이 있는데요, 그 두 지옥의 앞글자인 '아비'와 '규환'을 따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조금 더 보태자면, 아비지옥은 불교에서 말하는 8대 지옥 중 가장 아래에 있는 지옥으로 '잠시도 고통이 쉴 날이 없다' 하여 무간지옥(무간도)이라고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수천 번씩 죽고 되살아나는 고통을 받으며 잠시도 평온을 누릴 수 없다고 하네요. 

끝없는 고통을 겪는 주인공 - 영화 무간도 중

야단법석[野檀法席]

떠들썩하고 시끄러운 장소에 가면, "야단법석이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야단'이란 ‘야외에 세운 단’이란 뜻이고, '법석'은 '불법을 펴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즉,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석가가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했을 때, 무려 3백만 명이나 모였다고 하네요.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하고 어수선했겠죠? 여기서 생긴 말이 바로 '야단법석'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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